류영재 선생님을 만나다 - 경북방송 (GBS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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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0월19일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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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1월27일 16시05분 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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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보내기페이스북으로 보내기미투데이로 보내기 류영재 선생님을 만나다

강철과 무쇠를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시키다.

 

1.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포항시민과 경북도민들께 소개해 주신다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2012년 처음 시작된 예술축제로 올해 가을 두 번째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철강도시로 알려진 포항은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함께 조국 근대화의 새벽을 열었다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철강경쟁력이 무엇일까에 대하여 끊임없이 연구, 고민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지역 미술인들은 미래를 이끌어 갈 힘이 단순한 산업생산이 아니라 지식정보와 창의성임에 주목하여 산업의 소재로만 생각하던 딱딱하고 무거운 스틸을 부드럽고 친근한 예술의 소재로 활용하여 철강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우리 도시를 예술이 숨쉬는 고장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해왔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스틸을 소재로 한 예술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궁리를 시작한지는 벌써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장이신 김갑수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스틸과 창의성의 결합’에 대한 연구를 하던 차, 2011년 당시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포항을 방문하셨을 때 기회가 닿아서 보고를 드렸고, 크게 공감한 장관께서 국비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성사가 되었습니다.

‘스틸아트’라는 용어는 현재의 미술교과서에는 없는 용어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스틸을 주재료로 작업하는 작가도 있고 작품도 있습니다. 산업생산의 재료였던 철강에 창의성, 예술이라는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 예술이지요. ‘제철도시 포항이 스틸아트의 도시 포항으로’ 멋지지 않은가요?

 

2. 포항에서 스틸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가 특별한데, 스틸이라는 삭막하고 기계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문화축제로 승화시키게 되었는지요?

포항은 제철의 시원인 고장입니다. 현재 포스코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 바로 삼국시대 철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공장 건설은 당연히 최적의 입지조건 등을 심사숙고하여 결정될 것이므로, 포항에 포스코가 건설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기가 막힌 인연, 필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포항이 포스코와 함께 성장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미래의 운명을 포스코의 철강 생산에만 의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예술축제에 대한 연구는 지역 예술인의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포항 정체성’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스틸은 물성이 단단하고 무거워 쉽게 친근해지기가 어렵지만, 이것이 예술의 소재가 되었을 때는 달라집니다.

특히 포항은 포스텍이나 산업과학연구원 등 하드웨어가 잘 갖추어져 있으므로 스틸과 디지털, 스틸과 IT, 스틸과 예술, 스틸과 창의성이 만났을 때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단순한 재료로서의 스틸이 아니라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진 스틸아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스틸아트 축제와 다른 축제와의 차별성이 있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축제란 것이 시대에 따라 형식이나 내용의 차이가 있지만, 오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예전의 축제는 주로 종교적, 제의적 성격이었습니다만, 요즘은 지자체마다 특성 있는 축제를 육성하여 관광산업화에 활용함으로써 경제적인 효과 창출이 중요한 목적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또 오늘날의 축제는 놀이를 통한 스트레스의 해소, 새로운 에너지 충전 등 힐링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예술축제이므로 여타의 축제와는 차별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축제의 즐거움을 나눔으로써 단합된 힘을 이끌어 내기도 해야 하고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역할도 해야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이 축제의 핵심은 예술작품입니다. 아트웨이를 통한 예술작품 감상과 각종 체험 프로그램의 문화예술 체험은 시민들의 문화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며 자연스럽게 문화도시 건설에 기여하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4. 작년 2012년에 스틸아트페스티벌을 처음 실시했는데, 성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기본적인 구상은 오래된 것이었으나 페스티벌의 실행은 예산규모에 맞는 세밀한 실행계획이 수립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작년에는 예산지원이 확정된 후, 축제 실행 시기까지의 준비기간이 짧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전문 커미셔너와 운영위원님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SNS기자단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등 시민여러분들의 동참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과라고 한다면 아직은 생소한 예술축제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과 스틸아트페스티벌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스틸아트 작품들이 우리 도시의 곳곳에 고정 설치되어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데 기여한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영일대해수욕장에 설치된 작품들은 포항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예술도시의 향취를 선사하며 작품이 포토존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가 매년 되풀이되어 우리 고장이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5. 올해 계획과 축제 프로그램 중에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난해 페스티벌의 평가반성을 통하여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자 운영위원님들과 사무요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의 작품들이 스틸의 근본에 충실한 다소 무거운 작품이 많았다면, 올해는 슬로건을 'Enjoy Pohang, Enjoy Steel Art'로 정하여 밝은 도시 포항의 이미지와 더욱 즐길 수 있는 친근하고 재미있는 이미지의 작품으로 아트웨이를 조성하려 합니다. 다양한 체험활동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장간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스틸작품 제작도 준비 중입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다 소중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입니다. 프로그램의 가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섬세한 준비 등에 내포되어 있기는 하나 그 가치의 진정한 완성은 참여하는 시민들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6. 딱딱한 질문만 드린 것 같습니다. 미술학도로 성장하시면서 한번은 미술학도가 겪었을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서 여쭈어 봅니다. 혹시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요?

저희 선배님들 세대에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저희들 세대만 하더라도 미술이란 분야가 그다지 귀하지도 환영받지도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지금도 그런가요? 하하... 레슨비가 없던 가난한 미술학도 시절, 화실 선생님의 배려로 그림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지요. 대학시절 화실을 운영하여 그 수입으로 겨우 학업을 계속하는 처지였지만 한번도 학생들에게 레슨비를 달라고 말해보지 못했습니다. 주면 고맙고, 안주면... 속만 끓였지요. 하하... 에피소드가 수없이 많지요..., 어려운 시절이었으나 적어도 낭만은 지금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7. 마지막으로 류영재 선생님 개인에 대한 질문입니다. 평생을 미술학도, 아티스트로 살아오셨는데, 자라나는 청소년과 포항시민들께 말하고 싶은, 미술과 삶에 대한 나름의 인생관이나 철학이 있으시다면?

흔히들 예술가를 보통 사람들과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진,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예술가가 그렇게 보이는 것은 예술이 독특한 상상이나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초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술도 사람의 일입니다. 사상이 되고 철학이 되고 사조가 되는 어떤 거룩한 것도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의 성정을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저는 평생을-평생이라 하기엔 젊은 나이라 어색합니다만- 미술에 뜻을 두고 그 길을 걸었지만 지극히 보편적인, 평범한 생각을 가졌다고 믿습니다. 예술가로서 결격인가요?

노자께서 ‘상선약수’라 했던가요? 바위도 깎는 대단한 힘을 가진 물이지만 언제나 겸손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흐르는 물, 그 물의 진리를 배우라는 것이지요. 요즘 세상에 겸손이 큰 미덕은 아닙니다만, 지나치게 조급하다보면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예술은 오래 기다리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숙성되어야 제 가치를 발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기의 꿈이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먼 미래를 대비하는 긴 안목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청소년, 예술문화를 아끼고 향유하는 문화시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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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찬편집장 (press@gbstv.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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