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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11월26일 17시16분 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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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의 상징을 보존하기가 힘들다.

[동물병원] 수컷의 비애



인간과 가까이하는 수컷이란 수컷은 모조리 수컷의 상징을 보존하기가 힘들다.

 

관문동물병원장 권태석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동물병원에서 수컷의 중성화수술은 흔히 하는 수술이다. 개와 고양이는 대부분 중성화 수술을 한다. 수의사로서 수술 전에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선생님 수술하는 게 좋습니까? 안하는 게 좋습니까? “

“여러모로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역표시를 하는 행위 즉 집안에 오줌을 조금씩 갈기는 행위나 성기가 가끔씩 나오거나 민망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중성화를 하는 것이 좋지요”

“그렇지만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강아지 입장에서는 가혹하지만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해야 하지요”

“그러니까 하는 게 좋은지 안하는 게 좋은지...? ”

“강아지한테 물어보시고 하시지요... ㅋㅋㅋ...자연에서 자유롭게 살지 않을 바에야 어차피 자연스럽지 못한 삶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시고, 사람과 오랫동안 함께 살려면 중성화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단편적인 생각, 인간과 가까이 지내는 수컷동물의 운명이라는 것은 암컷 보다 더 ‘레미제라블’하다.

 

중성화란 일반적으로 수컷의 고환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고환을 없애버림으로써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중성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중성화(neutralization)라고 한다. 부드러운 의미로 중성화이지만 의학용어로는 거세(castration) 즉, 고환제거가 정확한 표현이다.

거세를 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안드로젠 생성이 안 된다. 이런 호르몬은 근세포의 강도를 높여주는데 이 호르몬이 없으면 근육에 지방이 침착되면서 몸이 부드러워진다. 물론 성격도 온순해져서 투쟁도 적어진다. 인류의 전쟁역사도 생물학적으로 보면 과잉의 남성호르몬 산물이라는 설도 있지 않은가.

 

인간과 가까이하는 동물 중에 수컷은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소, 돼지 같은 가축도 거세를 한다. 인간과 가까이하는 수컷이란 수컷은 모조리 수컷의 상징을 보존하기가 힘들다.

송아지는 6개월 이전에 거세를 당한다. 씨수소로 쓸 소나 싸움소는 예외로 하고 대부분의 소는 거세를 당한다.

송아지에서 거세의 목적은 고급육을 생산하기 위함이다. 거세를 하면 고기에 지방이 잘 끼임으로써(마블링이 잘되어서) 고급육이 생산된다. 한우식당에서 고급육으로 나오는 등심들은 암소고기이거나 거세된 수소고기이다. 그냥 사육된 수소고기는 너무 질기다. 잘못하면 이빨이 빠질 정도이다.

 

옛날에 수소는 종자소로 역할도 하고 일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해서 고환을 잘 보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지가 암만 애를 써도’ 안 된다.

 

필자는 하루에 송아지 거세를 수십 마리 단체로 해보기도 하고, 기계적인 거세법으로 시술해서 고환기능이 되살아난 소의 고환을 다시 수술하기도 했다. 혹은 고환이 정상적인 위치에 있지 않고 사타구니에 숨어있는 잠복고환 수술도 가끔씩 했다. 목장에서는 소의 고환을 반드시 찾아서 없애야 한다.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는 거세를 피할 방법이 없다. 끝까지 추적당하게 되어있다. 도망갈 재간이 없다. 뭐 고환이 남아 있다 하더라도 특별히 쓸 일이 없으니 없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안타깝다.

 

어린 돼지 새끼는 송아지보다 거세하기가 쉽다. 어리고 수술시간이 짧기 때문에 마취를 하지 않고 작업을 한다. 고환피부를 절개하고 고환을 덜어낸 후 봉합을 하지 않고 소독만 해주어도 간단히 해결된다. 5분도 채 안 걸린다. 이렇게 거세된 수퇘지는 난폭하지 않고 육질이 좋아 고기 값도 더 받는다.

 

그러면 닭의 경우는 어떨까? 수탉은 소나 돼지처럼 거세당하지는 않지만 암탉보다 빨리 죽어야 한다. 닭은 거세할 방법이 없다. 닭의 고환은 배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수컷은 암컷보다 오래 살수가 없다. 알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 가치가 별로 없다.

부화기에서 계란이 부화되면 수평아리와 암평아리로 분류도니다. 암평아리는 알 낳는 산란계 농장으로 팔려가지만 수평아리는 갈 데가 없다. 암평아리에 비해 천대를 받는다.

암탉 인 산란계는 계란을 생산하므로 1년 이상 살지만, 수탉은 육계로서 보통 35일 이전에 도계장으로 간다. 아니면 초등학교 앞에서 팔리거나 별도로 키워져서 삼계탕용(백세미)으로 판매되는 운명을 겪는다.

 

소, 돼지, 닭처럼 인간과 가까이하는 모든 가축에서 수컷의 운명은 행복하지 못하다.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도 목적이 다르긴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볼 때 마찬가지로 불행하다.

인간과 가까이하는 수컷동물은 이렇게 대부분 거세당하고 산다.

그렇지만 수컷인간도 거세를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수컷의 입지와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입지와 역할의 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회적 거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다. 중년 수컷(?)의 경우는 더하다.

 

오죽하면 여성연대가 아니고 남성연대라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남성연대의 대표가 ‘빚 때문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자살까지 하게 되었겠는가?

동물의 수컷은 고환이 없어서 제 역할을 못하지만, 인간 수컷은 고환이 있어도, 국물을 다 우려내고 이제 쓸모없어진 멸치 같은 ‘중년 수컷의 모습’이 반려동물보다 더 비감하다. 중년의 중후함과 가을 같은 ‘깊이감’, 깊은 지혜를 인간암컷들이 존중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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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식기자 (press@gbstv.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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