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와 환경윤리 - 경북방송 (GBS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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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10월05일 13시09분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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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얼마전 브라질 남부와 아프간 북부에 홍수가 나서 브라질은 136명이 사망, 아프간은 360여명이 생명을 잃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렇듯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홍수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과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온실가스 때문임을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상식이 되었다.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이 있다. 메탄은 공장의 배기가스나 가축의 소화가스로, 이산화질소는 자동차의 매연 등으로 배출되지만, 이산화탄소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및 도시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다. 
 
온실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모든 나라에서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워낙 많이 태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91%에 달한다.
 
석탄과 석유, 화석연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곳은 발전설비와 철강산업과 같은 제조업 분야이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은 속도와 세계화를 향해 진화해왔다. 
 
현재 한국의 1차에너지 소비량 순위는 세계 10위이다. 독일은 7위, 이란 8위, 브라질 9위이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0년 기준 세계 7위이다. 그런데 에너지 소비량은 10위인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위이다. 이 말은 다른 나라보다 그만큼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구촌에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때문에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기후재난으로 비상이 걸렸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재난이 인류의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는 유엔의 경고로 인해 국제협약이 만들어지고 이 국제협약을 지켜야만 국제무역도 성사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파리기후협약이 그것이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전 세계 190여개국이 모여 파리기후협약을 맺었다. 지구를 파멸로 몰아가는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감축하자고 모든 나라가 약속을 한 것이다. 
 
그리고 파리기후협약의 결정으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2050탄소중립(carbon neutral) 이라고 부른다. 또 탄소중립은 넷-제로(net-zero)라고도 한다. 
 
파리기후협약은 국제적인 협약이기에 당연히 수출강국 10위에 들어가는 한국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 국제협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무역 규제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또 2026년에 가면 포스코의 철강제품에 탄소국경세가 붙어서 EU로 수출이 어렵게 된다는 뉴스가 요란하다.
 
한국경제를 수출주도형 경제와 산업구조라고 한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수출주도형의 경제를 이끌어 가려면 모든 산업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확실히 감축해야만 수출길이 막히지 않는다. 특히나 포항의 철강산업은 누가뭐래도 이산화탄소 배출1위 기업이기에 포항에도 포스코에도 비상이 걸렸다.
 
석탄(코크스)용광로는 18세기초 영국의 에이브러햄 다비(1678~1717)에 의해 개발되었다. 다비는 제철과정에서 기존의 목탄이 아니라 코크스(cokes, 점결탄)를 용광로에 넣어 철을 녹였다. 
 
그렇게 석탄용광로가 철기시대를 이끌어 왔다. 지금도 포스코는 석탄용광로이다. 철광석은 1538℃까지 열을 가해야 만이 쇳물이 되기에 포항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 포스코 용광로인 셈이다.
 
포스코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지금의 석탄용광로가 아니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제철방식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 수소를 이용하여 철광석을 녹이면 부산물로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물이 발생한다. 이 방식이 수소환원제철법이다.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고 수출도 할 수 있는 철강제품을 생산하려면 석탄용광로가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방법으로 철강을 생산하면 된다. 즉, 수소환원제철소를 건립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또 세계적으로 강대국들이 수소환원제철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뉴스보도가 있다. 과거 열강들이었던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의 나라들이 수소환원제철법 연구에 나선 것이다. 제철산업은 공해산업이라고 해서 개발도상국으로 밀려났었다. 
 
그런데 이제 다시 국가적 재원을 투자해서라도 수소환원제철법을 연구한다는 것은 철강생산력이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는 반증이다. 철강 없이는 조선업, 자동차, 비행기를 만들 수 없다.
 
“그래! 빨리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자!”라고 마음먹고 수소환원제철소를 연구, 건설하여 철강을 생산하면 되겠지만 그게 또 말처럼 쉽지 않다. 포항에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할 만한 땅이 없다는 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옛이름은 포항종합제철이다. 그리고 종합제철소라는 말속에는 일관제철소라는 뜻이 숨어 있다. 항만에 철광석을 수입하여 소결하고, 그것을 석탄과 혼합하여 용광로에 넣고, 용광로에 쏟아지는 쇳물을 이용하여 적당한 크기의 철괴를 만든다. 또 이 철괴를 아주 긴 롤러를 통과시켜 앏은 판형으로 만든다. 그 다음으로 철강제품이 규격에 맞게 생산되는 것이다.
 
이렇게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데에는 초대형 기계설비들이 거의 일직선으로 즐비하게 줄을 서게 된다. 이러한 공정이 일관제철소의 특징이다. 
 
2050탄소중립, 기후변화, 파리기후협약, 철강수출 때문에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이 급한데, 수소환원제철소 건설할 부지가 좁다고 큰 걱정이다. 그러면 바다매립을 통한 부지확보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바다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미리 말하건대 필자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인본주의자(人本主義者)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인간중심만으로는 안되겠지만, 인간의 생존과 생명에 관해서는 인간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
 
바다매립을 통한 수소환원제철소 부지확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에는 환경윤리, 생태중심주의라는 지구생태계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용어들이 나온다. 
 
생태중심주의적인 환경윤리에는 인간개체보다는 전체 지구생태계의 존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연한 말이다. 지구생태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유지되어야 인간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구환경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지구야말로 모든 생명의 근원’이라는 철학이 환경윤리의 논리이고, 환경윤리의 기준은 사람이 아니라 유일한 지구생태계 그 자체이다. 인간이 지구를 망쳐 왔으므로...
이렇게 바다매립으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해양생물의 생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생태중심주의적인 환경윤리의 잣대로 보면 아무리 기후재난을 막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일지라도 바다매립을 통한 해양생태계 파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필자도 고민이다. 수소환원제철소 건설도 옳은 일이고,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바다매립 반대운동을 하는 것도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옳은 일들끼리 충돌할 때 어떤 것을 선택하여야 하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과 같은 공리주의, 다수결 원칙과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도구를 활용하여 결정을 해야 하나? 그리고 진짜 바다생물을 어떻게 지켜야 하나? 정말로 고민이다. 
 
그래도 필자의 생각에 떠오르는 말은 “자연은 도적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이므로 인간은 자연전체에 대해 직접적인 도덕적인 의무를 지니게 된다. 그렇지만 극단적 생태중심주의는 환경보호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기에, 균형감각 있는 생태주의와 환경윤리가 새롭게 떠올랐으면 좋겠다.”이다.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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