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형산강 하구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1000배 수은검출

형산강에서 채취한 재첩에서 수은이 검출된 지 두 달이 지나는 시점에서 포항시가 ‘형산강 환경 조사결과 및 대책’을 발표했다. 안일한 초동대처로 비난받아 오던 포항시가 발표한 조사결과는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형산강 하구 퇴적물의 수은이 해양환경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97.5㎎/㎏(기준 0.11㎎/㎏ 주의기준)로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기준치의 1000배를 육박하는 수은이 검출된 것이다. 그동안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검사한 재첩과 황어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되었고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검사한 퇴적물에서는 수은 뿐 만아니라 납도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었다.

포항시의 시료채취 결과를 살펴보면 검체, 채취장소, 검사기관 등이 혼선을 빚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가중되고 있다.

이를테면 환경식품위생과는 유통된 재첩을 경북환경보건원에 의뢰했고 수산진흥과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했다. 또한 재첩 외 전어, 숭어, 바지락, 황어에 대한 시료 채취는 이미 재첩과 퇴적물의 오염도가 높은 곳으로 드러난 섬안큰다리 하류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어야한다.

그러나 포항시는 정작 섬안큰다리 하류의 수산물은 채취하지 않고 각기 다른 장소(포항운하관, 연일대교, 섬안큰다리 상류, 형산큰다리, 포항경비안전센터)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의뢰했다. 수질과 퇴적물 검사에서는 경상북도 내 검사기관인 경북보건환경연구원, (주)경북환경의 결과(모두 기준치 이하)와 해수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의 결과(수은 기준치 0.11㎎/㎏ 대비 8.7㎎/㎏ ~ 97.5 ㎎/㎏측정값)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를 두고 각 기관의 분석방법과 채취방법에 따른 차이로 받아들이기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오염도를 조사하는 방법이 기관에 따라 다르다면 공신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보다 구체적인 분석이 다시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시민들은 지금까지의 모든 검사결과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포항시는 엄청나게 초과된 기준치 결과를 믿지 못하여 재검사를 한다고 하면서 기준치 이하로 나온 적합지역 내 허가받은 패류 어업자는 조업허용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초과된 기준치는 못 믿겠다는 것이고 적합기준치는 믿을 만 하다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원인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안을 축소하고 무마하려는 여전히 안일한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든 구역에 대한 조업금지를 유지한 상태에서 오염원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형산강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거대한 청사진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형산강의 총체적 오염문제가 드러났다. 수은이라는 치명적인 중금속에 하천바닥과 수산물이 오염되어 있으면 형산강 생태계의 먹이사슬은 병들고 서식하는 동식물은 물론 시민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된다.

수 십년 동안 철강공단을 끼고 유유히 흘러 온 형산강이 병든 상황에서 그 일대를 각종 위락시설로 개발하는 것은 심히 부적절한 행위이다. 형산강을 살리는 일에 오염문제 해결은커녕 조경과 친수공간 일색의 개발사업에 치중하는 프로젝트는 그만 폐기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포항시는 “형산강 프로젝트”를 “형산강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로 바꾸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향후 진행될 과정에 따라 형산강의 운명과 포항시의 환경문제가 좌우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형산강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한 환경의 시대에 시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친환경도시는 건강한 하천을 중심으로 만들어 진다.

자료제공: 포항환경운동연합